悠悠自適

인간의 존엄

맹꽁이와 곰도리 2025. 3. 3.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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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답게 산다는 것..


헌법은 인간의 존엄성을 최고의 가치로 보장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는 정작 그 존엄성이 무엇인지, 어떻게 보장해야 하는지를 두고 끝없는 논쟁을 벌이고 있다. 예를 들어 사형제도가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는지 아닌지를 따지는 것도 그렇다. 가만히 보면, "죽이지만 않으면 존엄성이 지켜지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생명권이 인간 존재의 출발점인 것은 맞다. 하지만 단순히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 인간답게 살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존엄한 삶을 위해 필요한 것은 생각보다 많다.

자유와 평등만으로 충분한가?


인간이 존엄하게 살기 위해 가장 먼저 보장되어야 할 것은 자유다. 근대 사회는 인간을 객체가 아닌 주체로 인정하면서 시작되었다. 스스로 선택하고, 자신의 삶을 개척할 수 있는 권리, 그것이 보장될 때 인간은 존엄한 존재가 된다. 하지만 자유만으로 충분할까?

형식적인 자유가 주어졌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경제적·사회적 조건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그 자유는 허울뿐이다. 아무리 법적으로 동등한 권리를 보장한다고 해도, 태어난 환경과 조건이 다르다면 동등한 기회를 가질 수 없다. 인간의 존엄성은 단순한 자유가 아니라, 실질적인 자유와 기회의 평등이 함께 보장될 때 비로소 실현될 수 있다.


존엄한 삶을 위한 사회적 조건



하지만 자유와 평등만으로도 부족하다. 최소한의 의식주조차 해결되지 않는다면, 교육받을 기회조차 없다면, 그 사회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한다고 할 수 있을까? 현실에서 존엄한 삶을 위해 필요한 것은 결국 사회적 기본권이다.

단순히 "살아남을 권리"가 아니라 "인간답게 살아갈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 교육받을 권리, 노동할 권리, 쾌적한 환경에서 살아갈 권리 등이 없다면, 자유와 평등도 의미를 갖기 어렵다. 과거에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승자가 모든 것을 가져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겨졌던 시대가 있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 배워왔다.


어떤 사회를 만들어야 할까

사람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는 단순한 생존을 넘어, 스스로의 삶을 개척할 수 있는 기반과 기회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은 개인의 노력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사회가 어떤 제도를 설계하고, 어떤 가치를 우선시하는가가 결국 인간의 존엄성을 결정짓는다.

헌법이 보장하는 존엄성은 선언만으로 실현되지 않는다.
인간다운 삶을 위한 자유, 실질적인 평등, 그리고 사회적 기본권이 함께 보장될 때 비로소 가능하다. 우리는 단순한 생존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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